우리 부부가 최고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백반기행' 입니다. 여행을 가거나 그 근처에 방문을 했을 경우 프로그램에 나왔던 식당을 꼭 찾곤 하는데 오래 되었지만 <백반기행 포항편>에 나왔던 죽도시장 내 대화식당 백반이 너무 먹고 싶더라고요. 다녀왔던 지인들마다 갓성비를 외치며 맛있다고 칭찬하길래 포항여행 중 저도 한 번 다녀와봤습니다.
포항 죽도시장 대화식당
여행 마지막 날, 지인들에게 선물할 오징어와 마른김 등을 살겸 죽도시장에 들렀다가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화식당을 찾았는데 점심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밖에서는 줄 서 있는 손님도 많았습니다. 이곳에는 대화식당 말고도 생선구이와 밥을 파는 백반집이 참 많았는데요. 그래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백반기행 포항 죽도시장 대화식당이었죠.
내부가 좁고 테이블이 몇 개 안되어 '웨이팅이 길겠구나' 생각했는데 식당 맞은 편에도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웨이팅 시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았습니다.
메뉴는 정말 단출합니다.
백반(=정식) 그리고 3가지 김밥 종류가 있는데 정식은 1인 6,000원, 땡초 멸치김밥과 땡초 진미김밥은 3,200원, 일반 야채김밥은 2,200원입니다.
대부분의 손님은 관광객으로 정식을 주문했고 별미로 먹을 김밥도 함께 주문하더라고요. 일단 백반 1인에 6천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정말 놀랐습니다.
식당 입구에서는 김밥을 판매합니다. 김밥에 들어갈 재료가 입구에 쌓여 있어요.
앉으면 바로 주문을 받으시는데 저희는 정식 4인을 주문했습니다. 주문함과 동시에 나오는 숭늉은 구수함 그 자체! 어떤 분은 막걸리로 착각했다고 하시는데 그럴법한 게 색이 진하고 탁해서 마치 막걸리 같기도 합니다.
주방에서는 음식이 쉴 새 없이 나오는데 식당 내부 손님뿐만 아니라 시장 내 상인에게 배달되는 양도 꽤 많더라고요.
드디어 백반기행 포항 죽도시장 대화식당 백반 정식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쟁반에 찌개를 시작으로 고등어구이와 각종 반찬이 담겨 있는데요. 푸짐함 그 자체랍니다.
어머니 손맛 그대로 느껴지는 구수한 된장찌개!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여져 나오는데 장 맛이 좋은 건지, 손 맛이 좋은 건지 시골집에서 먹던 된장찌개 맛이였습니다.
시원했던 얼갈이 열무 물김치! 이것도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물김치로 간도 잘 맞고 시원해서 계속 떠 먹게 되더라고요.
콩나물무침, 얼갈이된장무침, 가운데 반찬은 잘 모르겠지만 해초류 비슷했고, 마른김과 간장입니다.
이 두부부침이 뭐라고! 혼자 3조각을 해치웠습니다. 도톰하게 썬 두부에 달걀 옷을 입혀 부치고 간장양념이 뿌려진건데 최고!
원래 비린내 때문에 생선구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포항 죽도시장 대화식당 생선구이는 비리지도 않고 잘 구워져서 맛있더라고요. 역시 생선은 집에서 내가 구워 먹는 것보다 남이 구워주는 게 훨씬 맛있음.
밥은 보리밥 반, 쌀밥 반이에요.
주문 시 밥은 어떻게 주냐고 물어보시는데 보리밥만 아니면 쌀밥만 선택 가능하고 이처럼 섞어서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양푼에 밥이 담겨 나오는 이유는 비벼먹으라는 거겠죠? 물김치까지 밑반찬으로 나온 모든 반찬 다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넣어서 쓱쓱 비벼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물론 저는 비벼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밥 따로, 반찬 따로 먹었지만 남편이 너무 맛있게 비벼서 한 장 담아봤습니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들로 알차게 나오고 맛있는 된장찌개에 생선구이까지! 이 정도면 갓성비라고 부를만 하죠? 만약 다음에 또 포항여행을 간다면 백반기행 포항 죽도시장 대화식당 백반은 다시 한 번 먹으려고 해요.
물론 너무 멀어서 언제 또 갈지는 미지수 :) 이상 내돈내산 식당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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